[부산여행] 바다 옆 해동용궁사
부산의 인기 관광지인 해동용궁사를 가기로 했다. 나 혼자. 아침 일찍.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이미 자세히 보기도 했고, 사진으로는 많이 봤었는데 정작 부산에 갔을 때는 조금 외진 곳에 있어서 쉽게 가지 않게 됐었다. 항상 해운대, 광안리만 갔지 기장은 항상 너무 멀다고만 생각했을 뿐- 하지만 이번 여행은 해동용궁사 보는데 목적을 두고 간 거라 송정해수욕장 근처로 숙소를 잡고 드디어 가볼 수 있게 됐다.
주말이기도 했고 TV에도 나온 유명한 핫플이라 오후에 가면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일출도 볼 겸 새벽에 일어나 가기로 하고 일찍 잠을 청했다. 4시 반 알람에 잠깐 잠을 깨서 창문을 봤는데 흐린 날씨에 구름이 너무 많아서 뭐가 하나도 안 보일 것 같아 다시 자기로.... 했는데 잠이 안 와서 5시 반에 결국 일어나 세수만 살짝 하고 길을 나섰다.
이른 시간에 가까운 거리라 택시가 잡힐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5분도 안 되서 카카오 택시로 택시가 잡혔다. 올 때, 갈 때 다 금방 잡히고 오래 기다리지도 않았다. 부산 택시 최고!
택시는 해동용궁사 앞 주차장에서 내려주는데 절 입구까지 가는 길에 어느 절 앞이나 그렇듯이 상가들이 오손도손 모여있다. 너무 일찍이라 문 연 곳은 없었고, 반찬 파는 할머니 한분만 나와 계셨다. 해동용궁사를 다 보고 숙소로 돌아갈 때는 6시 반쯤이었는데 아침식사를 하는 곳은 영업 중이었음! 아침 챙겨드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보통 절들이 주차장에서 한참을 걸어가야 나오는데 부산 해동용궁사는 걸어서 5분이면 바로 절 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도착해서 절에 들어갔을 때 나오는 커플이 한 팀 있었고 이후에는 혼자 편안하게 구경했는데 6시가 넘으니 점점 사람이 많아졌다. 갑자기 버스에서 내린 것 같은 사람들이 밀려오는 걸 보니 빨리 가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 입구에 들어서면 십이지상이 쭉 늘어서 있다. 혼자라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없었기에 나와 남편의 조각상만 살짝 담아 봤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십이지상 모양의 초도 판매하고 있다. 분명 사찰이긴 한데 너무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가는 곳곳마다 돈을 쓰게 만들어 놓은 곳들이 많아서 조금 불편한 감이 없지는 않았음.

십이지상을 지나오면 왼쪽 오른쪽 갈림길을 따라 용궁사 입구가 나온다. 둘 다 별 차이 없지만 왼쪽 길로 가면 바다를 조금 더 일찍 만날 수 있다.

왼쪽 길로 내려가서 해변 산책길을 따라가면 달력에서 보았던 그 장면을 찍을 수 있는 스폿이 나온다. 여기가 바로 포토 명당인데 혼자 가서 인증숏도 못 남겼네-
요즘 절에는 다 계좌번호가 적혀 있긴 한데, 마침 현금이 있어서 5천 원 내고 소원지에 가족의 무사안일과 세계평과를 적어 놓고 왔다.





소원지, 동전 던지기, 십이지상초, 법당공양미, 법당소원초 다 무인으로 구매 가능
법당에 들어가 절을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기억이 안 났다. 템플스테이에서 분명 배우고 108배까지 했는데- 옆에 계신 어르신을 보고 살짝 따라 해 보니 역시 몸이 기억을 해 냈음. 108배까지는 말고 몇 개 조금 하면서 이곳에 와 있는 것에, 지금 무탈하게 잘 지내는 것에 감사 인사를 했다. 믿는 종교는 없지만 신들은 손님을 잘 받아줄 테니까.


부산 해동용궁사에서 뷰가 가장 좋았던 곳 중에 하나는 바로 카페였다. 이른 시간이라 오픈을 안 해서 사 먹을 수 있는 건 없었지만 아무도 없는 카페 창가에 앉아 여유롭게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시간이었다.





해동용궁사 구석구석을 구경하다가 사람들이 몰리자마자 숙소로 향했다. 아무도 날 모르긴 해도 세수만 대충 하고 나간 몰골이라 부끄럽기도 하고, 구름이 끼긴 했지만 해가 뜨니 조금 더워져 발걸음이 절로 서둘러졌다.


원래 후배랑 오후에 같이 올까 했는데 아침에 일찍 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숙소에 돌아가서 체크아웃 시간까지 다시 꿀잠을 자서 충분히 만족스러웠던 아침 산책이었다. 여행 미션 완료!!
2023.04.26 - [▒ 국내여행 ▒] - [청주] 더글로리 촬영지, 용화사 템플스테이 1박 2일